그림/엽서화

아차산 입구 (솔밭길)

Sam1212 2017. 1. 9. 16:56



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박노해


올곱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 보다는 

휘청 굽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 보다는 

산따라 물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건

아직도 가야할 길이 있다는것 곧은 길만이 길은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면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