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남한산성(지공거사)
Sam1212
2017. 2. 26. 18:44
지공거사
잠행어사 마패 챙기듯
지공 거사님은
G카드 꺼내 스킨쉽하며
출행을 준비한다
종로로 갈거나
제기동으로 갈꺼나
아니면 용문으로 갈거나
커피가 몇 잔이든
오줌을 몇번 싸든
삼천원 기료에 사천원 잔치국수
저녁 해 삘딩을 넘든 말든
바둑 삼매경도 나쁠게 없고
두루 두루 몸에 좋다는
갈근탕 쌍화탕 십전대보탕
아픈데 많은 몸엔 제일이고
나이들어 맛 깊은 아줌씨랑
낭만의 정원 콜라텍서
인생살이 돌고돌듯
손잡고 돌아나 볼까
아니지 용문으로 가자스라
구백 구십 구년인가
땅속 기어다닌 왕지렁이
승천하러 용문으로 가자스라
천년 은행나무 반기리
푸른 하늘 해같은 부처를 보리라
오라는데는 없어도
갈 곳많은 지공거사님
마패가 있어서 용기가 백배다
(한중섭)
못생긴 소나무
남한산성 잘생긴 소나무들
그 중에 제일 못생긴 소나무 한 그루
비쩍 마르고 비비 꼬여 올라간 모습
음지 거친 땅 위에 혹독한 세월 이겨내
최선을 다한 삶의 증거
어느 삶도 모두 가치있다.
토요일 광장 집회에 가면
잘난 사람들 많아
마이크 잡고 나라 발전과 민주주의 외치는 사람들
감옥에 가있어야 할 사람도 보인다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청소 아줌마
굽은 허리에 큰 물통 대걸레 들고
오늘도 말없이 청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