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보라색 연(관곡지)

Sam1212 2017. 7. 27. 16:48


 

너는 누구냐


바람이 멎었다

연못 위에

네 모습을 비춰봐 


 보이는가

네가 본 것은 

너의 반쪽 

 네 참 모습을 찾아봐


숨겨진 반쪽을 찾았다고

네가 지금까지 본 것은 

너의 형상일 뿐


보이지 않는 

네 모습을 찾아봐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태연하고 명랑하며 확신에 가득차

마치 영주가 자기 성에서 걸어나오는 것 처럼

내 감방에서 걸어나온다고 사람들은 자주 내게 말한다.

.................................


나는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말하는 것과 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나는 내 자신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


나는 누구인가? 

이 고독한 물음이 나를 비웃는다

하지만 내가 누구이든, 하나님은 아신다.

내가 그의 것임을.


(디트리히 본 회퍼 1906-1945, 옥중시 일부분)



* 고향 시골에 내려가 농사일을 돌보던 한중위님이 

내 엽서를 받아보고 8월 7일  답장을 보내왔기에 카톡 대화 내용과 함께 올린다.


* 와보니 엽서가 와있네

관곡지가 어디요?

더운지 마음은 물위에

누워있고...


관곡지의 연꽃/한중섭


관곡지에는 보라색 연꽃이 핀다

흰꽃 노란꽃도 아닌

다하지 못한 말

가슴을 멍들였나


매년 이맘때면 

촛불 꽂아 밝히듯

긴 목으로 올라와 어김없이 피어나는 꽃

내년엔 한송이 더 피우겠지

물어 물어 찾아가리다


사연없는 꽃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