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1212 2018. 1. 17. 13:56



대기실에서


세브란스 암병동 4층

14번 진찰실 앞

 화면에 내 이름이 떳다

다음 다음 차례


옆에 앉은 아주머니

눈 감고 두손 모으고

머리를 숙이고 앉아있다

 기도를 드리시나 보다


문이 열리고 중년 부부가 나왔다

 표정이 어둡다

남자가  여자의 어깨를 감싸고

복도 끝으로 힘없이 걸어갔다.


다음 번 문이 열리면 

내 차례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2018년 1월16일 세브란스병원 암병동 복도)



대기실에서 2


누구나 한 두 번 들어가는 곳

 권위를 가진자가 내리는 결과 

통보 전에 잠시 기다리는 곳


기다림의 시간

길지 않은 시간 

긴장감 초조함 떨림

그의 발표가  생사를 좌우할 때 

자신의 미약함을 인정한다.


절대권자의 발표 

아무도 이의를 다는 이 없다

어쩌면 지금 이곳 도 대기실

누구나 한 번 그 대기실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