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 올라
안산에 올라
안산에 오르면 보이는 것들
마주하는 북악 연봉
안산의 아카시아 북악의 바위 언덕
두 봉우리를 잇는 무악재
발 아래 독립문과 붉은 벽돌집
무악재 고개를 가로지른 길
저길 따라 남으로 가면 한강
북으로 가면 임진강
나루건너 계속 가면 개성 평양
길 끝나는 곳 의주
저 고갯길 얼마나 많은 사람 오고 갔는지
오가는 사람 면면 따라 요동친 삼천리강산
선조 임금 가마 문 빼꼼 열고
눈물 훔치며 뒤돌아보았겠지
왜장 가등 평양성 내어주고
쩔둑이는 부하들 끌고 저 고개를 넘었지
이여송 말 위에 불룩 배를 앞으로 내밀고
한양성으로 들어왔던 길
대국의 은혜 보답하려 천리길 시작하던 곳
거드름 피며 내려온 사신 허리굽혀 맞이하던 곳
안산에 오르면 들리는 소리
용골대 마부대의 말발굽 소리
봉림대군 소현세자 한숨 소리
붉은 벽돌집 안에서 들리던 신음소리
미군 엠원 소총 탄피 튀던 소리
인민군 따발총 콩볶던 소리
아카시아는 모르지만 바위는 들어 알고있지
오늘 삼월 일일
발 아래 나랏님 나오셔 만세 삼창 소리 우렁차다
나라 책임 지는 높으신 분들 모두 모였다
난리 또 터지면 가장 먼저 내뺄지 모른다
그들은 난리 통에서도 언제나 살아남았다
힘없는 백성들은 그냥 개처럼 죽었다
의기있는 몇 사람 열사 의사되어 남는다
때 되면 잘난 사람들 검은 양복 바꿔 입고 찾아와
영정 앞에 향 사르고 머리 숙인다
삼천리 반도에 다시 덮힌 먹구름
누구는 압록강 건너 북경으로 가자
어떤 이는 성조기 앞세우고 함께 가자
반복 되는 역사
그 동안 무었을 보고 배웠는지
선열하 이 나라를 돌보소서.
잊어달라 하네
미안하다 하네
괘념치 말라 하네
다 잊으라 하네
아름다운 풍경만 기억하라 하네
그래도 자꾸 생각나네
노랑 리본 가슴에 달고
울먹이던 그 모습
파랑 머플러 목에 매고
표호하던 그 모습
* 3월 6일 뉴스를 접하며
정치인의 위선과 가식의 한 단면을 또 한 번 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