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성내천(나팔꽃)
Sam1212
2018. 9. 26. 14:50
가을이다.
"가을은 죽어거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다.
이렇게 정리해 나갈때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했어야 했던 온갖 일 들과....
하지 않고 내버려둔 온갖 일들이
떠오른다.
가을은 회상의 시간이며..... 또한
후의 계절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하지 못한 일들을 했기를
바라고....
하지 못한 말들을 말했기를 바란다...."
(내영혼이 따뜻했던 날들/포리스트 카터)
삶은 중독이다/한중섭
칠십줄인 아무개 영감은
곤하거나 무료하다 싶으면
곧바로 커피 생각이 나서
내려 먹고 타서 먹고
빼서 먹곤 한다네
구십이 어저께 넘은 아무개 모친은
화투에 인이 배겨서
싫다는 사람도 붙들어 앉혀
고스톱치자 조르고
허리 아픈 것도 잊고 밤늦도록
패를 뜨시네
육십줄이 멀잖은 아무개 아우는
맺힌게 많은 고된 삶 때문인지
그래야 아침까지 잠을 잔다고
소주가 수면제가 되었다네
칠십줄 천사같다는 아무개
여사마저
티비 드라마에 푹 빠져
그 시간이면 그 말고
귀에 들리는게 없다네
삼십이 넘은 아무개 아들애는
어려서 컴퓨터게임에 매달리더니
이제껏 게임에 빠져
밤이 깊은 줄도 모르네
어찌 아무개씨 주변 일일 뿐이랴
먹는것 입는것 노는것에
한평생을 좋아라 함께하다보면
눈도 혀도 포로가되어
없이 살기 어려우니
세상사 그렇게 떠내려가는 것
삶이 왼손잡이처럼 익숙해지며
흘러가는 여행길이니
늙은 농부의 흙빛 얼굴처럼
탁하게 물든들 무얼 탓하며
익은 습이 다른 삶으로
이끈다 한들
어찌 쉽게 벗어날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