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햇빛 드는 오후 창가에서

Sam1212 2019. 1. 27. 14:32

 

 

 

 

 

내 이름

 

국민학교 6학년 때

할아버지께 물었다

가운데 한자가 무슨 덕자냐고

직심덕이라 하셨다

곧을직(直)아래 마음심(心)

 

앞자는 성씨 뒷자는 돌림자

가운데 덕자가 내 징표

호적에 올라 있다

주민등록증에 적혔다

곧은 맘을 지니고 살라한다

 

부산 살 때 명지 다리 검문소

초소 순경 내 주민증 받아들고

悳자를 몰라 쩔쩔맸다

나한테 물었다

왜 이리 어려운 한자를 썼냐고

 

월급쟁이 시절

남처럼 눈 껌벅이며 앉아 있으면 될 일

그냥 지나치기 싫어

입바른 소리 한 마디

돌아오는 눈총 맞기 여러번이다

 

IMF때 벤츠 타고 나온  동창생

이름에 영화 榮자 확인하고

할아버지 실수라 생각했다

조개패(貝)나 쇠금(金)을 넣었어야 했다고

 

오사카 술집에서 내 명함 받아든

기자 출신 일본 친구

가운데 悳 뜻풀이

'맛스구'라며 엄지 처들어보였다

모처럼 으쓱했다

 

찬바람 몰아치는 겨울

아직도 가야할 길 많이 남았는데

할아버지 말씀 하신다

고 스트레이트( Go,Stra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