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둑방길
Sam1212
2019. 9. 3. 11:25
다리 앞에서
멀리서 바라보던 강둑의 다리
가까이 가보니 폭이 좁다
높은 교각 아래 검은 강물
지금까지 건너온 많은 다리
징검다리 넘어지지 않고 건넜고
사장교 현수교도 건너왔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것이 마지막 다리라고
건너가면 고생길 끝이라 한다
다리 앞 커다란 안내문
차량 자전거 통행금지
두발로만 건너가라 한다
손에 든 짐 짊어진 짐
모두 내려놓고
편하게 건너가라 한다
오늘도 강둑에 서서
건너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2019. 09. 04)
"아침 마다 체중을 달고 거울을 본다.
몸무게는 조금씩 가벼워지는데
얼굴 빛은 나날이 밝아진다.
나는 차츰 빛이 되어가는 걸까.
하기야 내가 품었던 꿈 중의 하나는
투명하게 소멸하는 것이었다"
(아침의 피아노 69 /김진영)
"밀림의 코끼리처럼 죽고 싶습니다.
코끼리가 죽음의 때가 되면
무리를 떠나 깊은 밀림 속에 있는
코끼리 무덤을 향한다고 합니다.
뼈와 상아가 산처럼 쌓인 무덤에 도착해서
스스로 그 위에 누워 죽어가는 것입니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다치바나 다카시)
나팔꽃
아침 산책길
담장을 기어오른 나팔꽃
오늘도 제일 먼저 일어나
새벽 이슬로 얼굴 단장하고
밝은 미소로 맞는다
부지런하고 귀여운 녀석들
가끔 게으름도 피워라
게으른 것들이 더 오래 살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