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쑥부쟁이
Sam1212
2019. 9. 28. 14:12
쑥부쟁이 꽃
아파트 축대 꼭대기
거꾸로 매달린 쑥부쟁이 꽃
모두들 하늘을 바라보는데
땅을 향해 미소짓네
제사장도 레위인도 모른척 했는데
사마리아인이 사랑을 실천했다네
아파트 축대 꼭대기 위로
가을에 찾아온 사마리아 여인
시멘트 옹벽 갈라진 홈
그날의 거룩한 십자가로 보이네
(2019.9.28)
*선배 한 분 아파틍 옹벽 위 쑥부쟁이꽃 사진을 보내왔다.
그림으로 그려놓고보니
오늘 아침 목사님 설교의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떠오르고
옹벽 홈이 십자가로 보였다.
2019.12.9일 친구(Calebmoon)가
위 글을 맛깔 스럽게 고쳐서 보내왔다.
역시 시 쓰는 사람들이 다르다.
내 시가 제대로 안 다듬고 무쳐낸 나물 반찬이라면
새로 고친 글은
흙 털어내고 껍질 벗기고
깔끔하게 다듬어 참기름 깨소금 양념까지한 반찬이다.
쑥부쟁이 꽃
축대 끝 쑥부쟁이 꽃
문득 올려다보니
미소짓는다
사람들
눈길 주지 않았어도
사마리아인처럼
축대 높은데를
가을이
보살피고 갔나보다
갈라진 옹벽은
그 사랑의 흔적인듯
또렸한 십자가를
그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