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둑방길에서

Sam1212 2020. 4. 21. 11:34




둑방길에서


둑방길 벗나무 아래

전지한 무궁화 한 그루

앙상한 가지 몸통만 남아

초라한 모습 눈길 주는 이 없다


개나리 벗꽃 박태기꽃

모두 화려한 꽃 자랑

잎새도 없이 꽃부터 피웠다

부러워마라

화려한 애들 모두 한 철이다


참고 기다려라

보이는냐

개나리 벌써 꽃잎 떨구고 있다

저 벗꽃도 봄비 한 번이면 다 간다


서러워마라

다 때가 있는 법이다

너는 푸른 새 잎부터  피워내라

네 날이 반드시 온다


참고 기다려라

불볕 태양 아래 네 모습

무궁하게 피울 날 온다

(2020.4.16)


"군중의 특성을 획득하려면 반드시 어떤 자극제의 영향을 받아야한다.

의식을 가진 개성이 사라지고 감정과 생각이

어떤 한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1차 특성이다.

집단적 정신상태로 '조직된 군중' '심리적 군중'이라 칭한다.

심리적 군중이 일단 구성되면  일시적이지만

 결정적 힘을 지닌 일반적 특성을 획득한다.

개인의 지적능력 즉 그들의 개체성은 집단의 정신상태 속에서 사라진다.

이질성은 동질성 속에 섞이고 무의식적 자질들이 우위를 차지한다"

(구스타브 르 봉/군중심리)


"개인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지만

집단은 극히 비이성적이다.

그것이 개체로서 사고하는 인간과

무리의 일원으로 행동하는 인간의 차이다"

(리영희/대화)



무궁화


화려한 자랑에 기죽지마라

벗나무 아래

가지 잘린 무궁화 한 그루

앙상한 몸통이라

눈길 주는 이 없다


개나리 벗꽃 박태기꽃

화려한 자랑에 기죽지마라

저들 화려함도 한 철일뿐이다


보이느냐?

벌써 개나리꽃은 지고

벗꽃도 봄비에 이내 스러지리


서러워마라

만사에 때가 있다고 말했으니

아픔을 회복한 네 가지에도

화려하게 꽃피울

너의 때는 정령 오리니

기다림의 인고의 꽃

불볕 태양도 어쩌지 못 할

아리따운  네 젊은 꽃은 기필코 피리라

지면 또 피워 너를 무궁화라 부르리.


*친구 Caleb Moon(시인)이  이렇게 고쳐 보내왔다.

시의 매력은 은유다.

은유에 담긴 작가의 숨은 뜻을 제3자가 정확히 알아내기는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