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모과
Sam1212
2020. 12. 19. 17:48
모과를 떠나보내며
꽃동산에서 봄바람 맞으며 태어나
여름 비바람 태풍 다 이겨내고
튼실하고 윤기나는 몸매로
푸른 가을 하늘 향해 몸 자랑도 했었다
대설 추위 찬바람 부는 날
친구되어 우리집에 왔다
사망진단서 받고
오늘이 열사흘 째
아직도 제 몸뚱아리 살라가며
향기를 내품는다
노랗게 윤기흐르던 표피에
커다란 시반이 두 개 생겼다
먹을 수 없으나
죽어서도 기쁨을 전하는 모과
오늘 너를 떠내보내기 망서려진다.
(2020.12.18)
"중국에서는 죽음을 '작고'라 합니다. 말하자면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뜻이지요.
귀국에서는 무어라 하나요? 물고(物故)라 합니다. 물(物)은 일 (事)을 의미하고,
고는 없음(无)를 의미합니다. 죽은 자는 다시 일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최부/표해기, 1487년2월 18일 석산역. 맑음)
"코로나 사망자는 여느 죽음과 정반대였어요.
일반적으로 24시간이 지나야 화장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환자는 감염 우려 때문에 24시간 안에 화장을 마쳐야 합니다.
3일장 치르고 화장장에 가는게 아니라 선 화장 후 장례입니다.
장례도 제가 치른 경우가 많습니다"
(감봉희 염장이/조선일보 202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