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식후 한담

Sam1212 2022. 6. 6. 14:56

 

식후  한담

 

국가 대사를 치룬 다음날

나이드신 할배들 한자리에 모였다

구부정한 허리

은발 아래 숨겨진 검은 반점들

번쩍이는 대머리

이마에 깊이 패인 주름살

민방위까지 모두 면한 할배들이다

 

하나님이 이 나라를 도우셨다 

아직 멀었다 갈길이 멀다

단군 이래 최고의 사기꾼이다

고종황제 보다 더 멍청했다 

새로 떠오른 샛별에 희망을 건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 잔치

 

굽은 허리 비웃지마라

20대엔 DMZ 지뢰밭 누비고 다녔다

얼굴에 검은 반점들

30대 중동에서 맞은 모래 바람 탓이다

모자 속에 숨긴 대머리 

40대 휴일 없이 밤샘 작업 훈장이다

목 밑 주름살이 늙어 보인다고

50대 K컬춰 디딤돌을 놓으며 생겼다

 

거친 말 속에 지혜와 진실이 들어 있다

두귀로 직접 듣고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두발로 현장에서 확인한 진실의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