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선유도의 봄

Sam1212 2018. 3. 24. 17:50







선유도에서


강변 버드나무 연두색 짙고

잠자는 강물 위에 그림자 드리운다

언제나 말 없는 한강

유독 추웠던 지난 겨울 

광화문 광장의 함성

청계광장 눈 녹은 물

모두 받아들여

서해로 흘러간다


근심 많은 나그네 

찻집에 앉아  커피잔 앞에 놓고

강건너 바라본다

누가 산천 의구라 말했나

왼편에는 새로 생긴 산이 둘

오른편에는 산 보다 높은 사람 사는 집

강변 큰길은 자동차로 넘쳐난다


잠시 눈을 감고

겸재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나룻터에 내린 나그네 

버드나무 숲을 지나 언덕길을 오른다

돌계단 끝나고 마을에 들어서자

기와집 문 앞에 개짖는소리

아랫 마을 닭 울음리 들린다

눈을 들어 

선유봉 꼭대기  올려다보니

 소나무 청청하다


한강물 백년을 더 흐르고 흘러 

선유도 찾는 나그네에게 당부한다

 강가 버드나무 푸르고

한강물 맑고

사람들 밝은 표정으로 넘쳐나는지

그림으로 남겨주기를.




*한중위님이 내 선유도 그림과 글을 받아보고 

마곡사 여행중이라며 

마곡사에서 찍은 사진과 마곡사 연시를 보내왔다.


마곡사1


켜켜히 쌓인 먼지

폐부에서 털어내고

찌든 눈꺼플

푸른 내로 씻어내며

가벼운 걸음 붙들어 앉히고

쓰잘데기없는 입 닫아 걸고

금빛 부처처럼

천년쯤 앉아도 보고

만년쯤 예서 노닐었으면


마곡사2


밑 집에 비로자나 부처님

윗 집에 석가모니 부처님

아미타 부처님

미륵 부처님

어느 부처가 끗발이 쎄냐니께

기도보는 보살님

깔깔대며 똑같다네

모습이 다른데 같다고요

많을 수록 좋아 좋아

네 분이나 모셨을까?


아이디어

변기 옆에 앉은 파리

쳐다보는게 밉살 맞아


다가가 물총 쏘듯

쫓아봐도 요지가 부동

힘이 빠진 물총이라

조롱하듯 눈총을 쏘네


기다려라 젊은 애들

물대포로 떨구고 말리

...............................................



*한중위님의 글을 받아 읽고 내가  답시로 마곡사3를 보냈다

80년대 중반 공주 마곡사에 갔었다.

절간과 멀리 떨어진 언덕위에 기와를 얹은 커다란 화장실이 있었다. 

판자를 깐 마루바닥에 구멍둟린 변기

낙하물을 받는 공간은 변기에서 족히 3미터 아래였다.

일을 마친 후에 옆에 쌓인 낙엽 더미에서 한 웅큼 집어 변기 구멍으로 집어 던진다.

내가 본 최고의 자연 친화적 화장실이었다. 

지금까지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마곡사3


마곡사에 가면

절집만 보지말고

해우소에도 들려보시라


자유낙하 실험 후에

낙엽 한 웅큼 집어던진다


흔적 지우고 나오며

헛기침 크게하는

시원함을 맛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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