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역사의 현장을 찾아서 5

서민 주거생활사의 현장.(낙산공원)

서민 주거생활사의 현장.(낙산공원) 북악 능선을 따라 내려오던 성곽은 혜화동에서 끊어지고 낙산에 올라가서야 다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혜화역에서 내려 마로니에 광장으로 들어갔다. 공원 안은 언제나 젊은이들로 활기에 넘친다. 벤치에 앉아 잠시봄볕에 취해 쉬고 있을 때 옆에 앉은 젊은 부부에게 한 젊은이가 다가와 연극 티켓을 들고 열심히 호객행위를 해댄다. 옛 서울대학교 본관 자리이던 이곳이 공원이 되면서 가장 활발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분야는 연극이다. 공원 주변을 둘러보면 눈에 띠는 간판은 소극장과 식당이 대부분이다. 나는 많은 예술 분야 중에서 연극은 정말로 어둡다. 좀 친해지려고 오페라와 연극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한 적이 있으나, 결국 연극을 가까운 친구로 만들지는 못했다. 낙산을 오르기 ..

백악마루에 올라 서울을 바라본다(북악산)

백악마루에 올라 서울을 바라본다(북악산) 경복궁역에서 내려 1번 출입구로 나와 자하문이 있는 청운동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항상 등산복차림의 산행객들로 붐빈다. 북한산 산행코스 중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걷기에는 반대편 2번 출구로 나와 올라가는 게 ..

산성에 올라 승리의 함성을 들어본다.(행주산성)

산성에 올라 승리의 함성을 들어본다.(행주산성) 행주산성은 월드컵 공원에서 출발해서 걸어가는 것이 좋다.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란 이름으로 야영장과 주차장 운동장들이 있었던 지역을 2009년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 새로 단장하여 "난지 한강공원'이란 이름으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 모든 도로는 말끔히 포장되었고 요트 계류장, 자전거공원, 물놀이장과 같은 새로운 시설들도 많이 들어섰다. 새로 단장하기 전에 난지도에서 행주산성 가는 길은 지금같이 다듬어지지 않은 조금은 황량한 느낌이 드는 길이었다. 한강변을 따라 꽤 넓은 둔치엔 잡초가 욱어지고 강물이 느린 지역은 작은 모래톱도 구경할 수 있었던 한적한 곳이었다. 어느 한 곳은 개발이란 이름으로 손대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남겨두는 공간도 필요하다. 잘 가꾸어..

겸재와 권율 장군의 발자국을 밟아보다.(궁산)

겸재와 권율 장군의 발자국을 밟아보다.(궁산) 선유도를 지나서 강서 지역으로 걸어가는 한강변 길은 조금은 무료하다. 강길 옆에 둔치가 없어 잘 가꾸어진 녹지대는 커녕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들다. 강안에 접한 수직의 시멘트 옹벽위에 걷기 길과 자전거 도로만이 휑하게 뚫려 있다. 그래도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