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모과香

Sam1212 2020. 11. 28. 17:36

 

 

 

 

모과의 향기

 

땅에 떨어진 모과 한 알

주워 가지고 집에 왔다

쟁반에 담아 탁자에 놓으니

그윽한 향 집안 가득하다 

못생기고 먹지도 못하는 모과

죽어가면서도 향기를  전한다.

 

오늘도 TV를 켜니

잘생기고 똑똑해 보이는 여인

천지에 냄새를 풍기고 있다.

(2020.11.28)

 

"죽음 가운데 망자의 삶을 기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무엇을 위해 또는 어떤 목적을 위해 한 방향으로 곧장 나아가기만 했던 인생의 길,

서로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겼던 사랑하는 이들,

그리고 작은 행운들, 그의 삶들, 어떤때는 문장 하나로 족합니다.

어떨 때는 복잡하게 얽힌 추억 하나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나면 훤하고 명료하게 당신이 어떤 인간이었는지가 밝혀집니다.

당신이 얼마나 왜 중요한 존재였는지가 드러납니다."

(롤란트 슐츠/죽음의 에티켓)

 

"아무도 원하지 않는 아버지의 피묻은 틀니를,

가져가려는 자식이 없어

무슨 전염병을 만지듯

흰 장갑을 낀 손으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80이 되도록 젊은이처럼 단단하던,

당신이 자랑이던 몸이 뜨거운 재가 되기까지

40분도 걸리지 않았다."

(최영미/ 시'죽음은 연습할 수 없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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