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길을 억지로 막지도 돌리지도 않았다.
놓여진 그대로 있는 그대로 두고 담을 쌓고 정자를 지었다.
담양의 명물은 대나무 숲이다.
대숲보다 더 큰 보물은 관방제림이다.
우리 선조들은 냇물의 범람을 막기위해 천변에 둑을 높이 쌓고 나무를 심었다.
그 나무들이 자라 지금은 후손들에게 훌륭한 쉼터와 도심 공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송강 정철도 이 언덕에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시상을 다듬고
정자 앞 소나무 거친 껍질을 한번 쯤 쓰다듬었을 것이다.
식영정에 올라/ 한중섭
옛 풍류의 그림자
소나무 연륜만큼 길게
드리워져
강돌 촘촘한 계단을 오르면
쉴 곳 날아든 봉처럼
식영정 그윽히 산하를
바라보네
주야장천 흘러 쉼없는
푸른 내와
정갈한 해오라기의 춤
내내 지켜 봤으리
양반들은 풍류라고
술잔 돌려 시문 짜내면
땀에 쩔은 저 아래 민초들 팔자타령으로
화답했으리
무정한 세월에
잡목만 성해
옛 자취마져 가리니
더듬어야 봉꼬리라도 보겠네.
*위 시는 한중섭 선배가 2016년 6월 19일 식영정을 올라보고 지어서 보내준 것이다.
오르는 돌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식영정이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