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가시덤풀 속
빨갛게 여문
산딸기
몇 알 따 입에 넣으면
혓바닥 까칠한 촉감
새콤한 맛 입안 가득
땡볕에 땀 흘리며
산길 나선 이에게
자연이 준 선물
산딸기 추억1
1977년 7월 여름
해안 초소장(8-21P, 현 고성 통일 전망대 앞 해안 초소 )으로 근무시 비무장지대로 나무를 베러 들어갔다.
8명의 지원자를 모집하여 미확인 지뢰지대 300미터 정도를 지뢰탐지기를 앞세우고 1열 종대로 통로를 개척했다.
어렵게 초소 앞 산 언덕에 도착하니 숲 속에 산딸기 밭이 펼쳐저 있었다.
대원들 모두 지뢰의 두려움도 잊은채 철모에 산딸기를 가득 따가지고 돌아왔다.
산딸기주를 담아 긴장 속의 여유를 즐겼던 추억이있다.
산딸기 추억2
1978년 6월 말
철책선(7-5P, 금강산을 마주보는 까치봉)에서 전역 명을 받았다.
정들었던 초소와 대원들 작별 인사 후 산길(보급로) 4키로 정도를 혼자 걸어서 내려와야 했다.
땡볕에 고황봉 아랫길을 내려오는데 길가 가시덤풀 속에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보였다.
산딸기를 몇 알 따서 입속에 넣었던 그 맛 그리고 자꾸 멀어져가던 초소를 바라보았던 그 기분 지금도 생생하다.
* 7월 13일 삼청동의 한벽원 갤러리에서 친구의 전시회가있었다.
미술관 앞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전통 정원.
집주인의 미적 감각을 말해주고 있었다.
칠월의 어느날/한중섭
목마른 채송화
꽃으로 말하는 오후
앵앵대는 벌떼들
주머니마다 사랑이 가득
떠난 사람 못 잊어
뻐꾸기도 여태 그타령
접어 내려논 마음이
바람처럼 돌아 볼뿐
* 고향 괴산에 내려가 농촌 생활을 즐기는
한중위님이 마당의 채송화 사진 몇 장과 시 한 편을 보내왔다.
개미차 / 정근창
마시던 커피 속에
녹지 않은 커피 덩이
자세히 살펴보니
쏠개미 죽검이다
마셔야 하나
버려야 하나
후후 불어사며
고기는 피하고
국물만 마셨다
꿀을 따른 후
입구를 물로 씻어
봉지 안에 숨겨도
너무 쉬이 찾아내는
숨박꼭질의 고수
이제 나의
무딘 감각도
살아나려나
더 좋은 것도 아닌데
*부루나이에서 근무하다 서울에 들어온 정근창 동기가 시 한편을 보내왔다.
부르나이의 개미들과 많은 숨박꼭질을 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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