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To; 김진구)접시꽃 푸른 창공을 향해주저함 없이 곧게 뻗은 줄기길 위에 선 나에게하늘 바라보는 법을 알려줘 차례로 피어나는 붉은 꽃송이들햇살 아래 고운 말을 전하고아직 피지 않은 연두색 마음차례를 기다리는 예의 보기 좋아 오래전 한 시인 접시꽃을 노래해많은이들 가슴을 적셨지그 시인 꽃가마 타고 서울 향했네6월이 오면 내 마음엔접시꽃 피고 시는 지고 말았지(悳) 그림/엽서화 2025.06.06
오이도 (to: 이종희)오이도 해변 끝 붉은 등대 하나방파제 따라 늘어선 횟집들흙빛 갯벌 위에닻 내린 고깃배 한 척물들어오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가장 먼 길은 멈춤의 자리에서 시작되고움직이지 않음은바다보다 깊은 흐름이 된다 (悳) (To: 김용호) 몸값 자랑 오이도 활어시장 수조 속에소리없는 자존심이 넘실댄다 광어가 외쳐댄다"난 자연산이야 자연산쫀득한 식감이 제일이지" 도다리가 웃으며 말한다"봄철엔 역시 도다리 아이가담백한 그 맛" 갑오징어 끼어든다"달콤한 식감에 먹물까지회중의회는 나야" 소라가 껍질을 두드리며"씹을수록 고소한 게 진짜회지 나처럼" 해삼이 몸을 비틀며 조용히 말한다"진정한 미식은 바다를 아는 마음이지" (悳) 그림/엽서화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