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오이도

Sam1212 2025. 6. 6. 21:54

(to: 이종희)

오이도

 

해변 끝 붉은 등대 하나

방파제 따라 늘어선 횟집들

흙빛 갯벌 위에

닻 내린 고깃배 한 척

물들어오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가장 먼 길은 

멈춤의 자리에서 시작되고

움직이지 않음은

바다보다 깊은 흐름이 된다 (悳)

 

(To: 김용호)

 

몸값 자랑

 

오이도 활어시장 수조 속에

소리없는 자존심이 넘실댄다

 

광어가 외쳐댄다

"난 자연산이야 자연산

쫀득한 식감이 제일이지"

 

도다리가 웃으며 말한다

"봄철엔 역시 도다리 아이가

담백한 그 맛"

 

갑오징어 끼어든다

"달콤한 식감에 먹물까지

회중의회는 나야"

 

소라가 껍질을 두드리며

"씹을수록 고소한 게 진짜회지 나처럼"

 

해삼이 몸을 비틀며 조용히 말한다

"진정한 미식은 바다를 아는 마음이지" (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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