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에서
세브란스 암병동 4층
14번 진찰실 앞
화면에 내 이름이 떳다
다음 다음 차례
옆에 앉은 아주머니
눈 감고 두손 모으고
머리를 숙이고 앉아있다
기도를 드리시나 보다
문이 열리고 중년 부부가 나왔다
표정이 어둡다
남자가 여자의 어깨를 감싸고
복도 끝으로 힘없이 걸어갔다.
다음 번 문이 열리면
내 차례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2018년 1월16일 세브란스병원 암병동 복도)
대기실에서 2
누구나 한 두 번 들어가는 곳
권위를 가진자가 내리는 결과
통보 전에 잠시 기다리는 곳
기다림의 시간
길지 않은 시간
긴장감 초조함 떨림
그의 발표가 생사를 좌우할 때
자신의 미약함을 인정한다.
절대권자의 발표
아무도 이의를 다는 이 없다
어쩌면 지금 이곳 도 대기실
누구나 한 번 그 대기실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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