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백사실 계곡

Sam1212 2018. 12. 1. 20:55





세월


뒤틀린 돌계단 오르면

화려했던 누각 자리

초석 네 개만 남아 있다 


말라버린  연못 속엔

 낙엽 덮여있고

 그림자 모여들어 손잡고 춤을춘다


늦가을 석양에 찾아온 나그네

조용히 눈감고 귀기울인다


연못 앞 느티나무

땡볕에 울어대던 매미소리


달밤  동창가 앉아

 선비 책 읽는 소리


누각 처마 넘어로 울려퍼진

 가야금  소리


창문 닫고 불빛 죽이고 모여앉아

 울분토하던 소리


언덕 위 소나무 스쳐가던 바람

모든 소리 쓸어가 벼렸다


나그네  바람 붙잡고 전한다

지구 한 바퀴 돌아와 200년 후

이끼낀 초석 다시 만나면

백석동천 넘어 모여있던

탐욕스런 무리들

큰일 낼 뻔 했었다고

 

 







'그림 > 엽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맞이  (0) 2019.01.06
잣나무향기수목원(가평)  (0) 2018.12.05
집짓기(성내천 둑방길)  (0) 2018.11.27
낙엽  (0) 2018.11.14
구절초와 노송(수원 용주사)  (0) 2018.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