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산 둘레길에서
파주 교하 심학산 둘레길
산 아래 남쪽 넓은 벌판
아파트가 신나게 파먹고 있다
임진강 건너 북녁 산하
눈 크게뜨고 바라봐도 보이는 건 안개 뿐
둘레길 옆 교통호와 벙커는 낙엽 위에 잠자고
뻥뚫린 검은 총안구만 북쪽을 응시한다
(2019.12.7)
"걷는 것은 어디에도 의존하지않고 내 힘으로 이동하는 일이다.
흥이나면 휘파람을 불 수 있고
산수가 아름다운 곳에 이르면 걸음을 멈추고 눈을 닦을 수도 있다.
길벗이 없드라도 무방하다.
치수가 맞지 않는 길벗은 오히려 부담이 된다.
좀 허전하드라도 그것은 나그네의 체중 같은 것.
혼자서 걷는 길이 생각에 몰입할 수 있어 좋다.
살아온 자취를 돌아다보고 앞으로 넘어야할 삶의 고개를 헤아린다"
(법정/서있는 람들)
"少年易老學難成
日寸光陰不可輕
味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젊음은 쉬 지나가고
공부의 길은 어렵기만하네
연못가 봄풀 꿈에서 깨기도 전에
오동나무 잎 떨어지는 가을 소리가 들린다.
(주자/勸學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