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남산 등줄기 남으로 내려와
한강 푸른 물과 만나는 동네
한양 들어가던 마지막 역원
나라 힘빠지면 외국 군대 주둔했고
세월 따라 이름 뜻풀이도 달랐다
공동 묘지로 덮였던 언덕
외국 대사관과 호텔이 들어서고
재벌 저택과 서민 주택이 함께 한다
이슬람 초승달과 교회 종탑 십자가
하늘에서 마주보며 웃는 동네
카페에 들어서면
노랑머리 백인 덩치 큰 흑인도 만나고
골목에 들어가면
무슬림과 외국 근로자도 만난다
새 문명과 문화를 젤 먼저 만나는 동네
미제 커피 햄 양주가 첫선을 보였고
디스코텍 게이바 뒤를 따랐고
에이즈와 핼로윈도 다녀갔다
집 못 찾아 허공을 떠도는 슬픈 영혼들
K 컬춰 앞서가던 젊은이들
철거당해 망우리로 떠난 유관순 누나도 있다.
(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