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대기실

Sam1212 2023. 11. 29. 21:37

14번 진찰실

 

오늘 결과 보는 날

전철역 내려서 걸어가는 길

목구멍에 낚시바늘 걸린 기분이다

신호등 건너편 신축 병동

밀림 숲속 고릴라 앉아있는 모습이다

에스카레이터 타고 3층으로

친절한 노란 화살 표시

간암 대장암 최장암은 좌측이란다

 

접수 마치니 대기실은 벌써 만원

몰골들 유령 처럼 모두 벽면 스크린 보고 있다

함께 하기 싫어 복도 서성이며

벽면 광고판 읽어본다

5년 생존율 40% 육박

융단폭격 방식 적극 활용

통증 줄이는 신경절단술 개발

창밖엔  쏟아지는 햇살

비둘기 한 마리 아스팔트 앉아 먹이를 쪼고있다

 

스크린 화면에 내 이름이  떳다

14번 진찰실 이동 대기

진찰실 앞 복도 의자도 만원이다

고개숙이고 핸드폰 들여다보는 젊은이

한여름 두건 쓰고 눈감고 있는 아주머니

휠체어 밀고 들어간 부부 나오면 내 차례다

판결문이 길어지는가보다

갑자기 목이 마르다

드디어 문열리고  나온 두사람

고개 떨구고 휠체어 밀고 복도 끝으로 살아져 갔다

 

흰 가운에 안경쓰신 판관님

모니터 화면 한 번 바라보고

내 얼굴 바라보며 말했다

수치 좋아졌습니다

혈당 콜레스테롤 바이러스

정상입니다

술 안드시죠

3개월 후 다시보죠

감사  감사합니다.

 

 

 진찰실 풍경

 

오늘은 검진 결과 보는 날

접수 마치고 14번 진찰실로 이동

대기실 의자는 벌써 만원

구석 자리가 나와 얼른 앉았다

몰골들 모두가 벌레 씹은 표정

고개 숙이고 핸드폰 보는 젊은이

눈을 감고 두손 모은  아줌마 

검은 얼굴 마스크로 감춘 아저씨 

스크린 화면에 내 이름 떳다

휠체어 밀고  진찰실 나온  부부 

고개를 떨구고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

모자를 눌러 쓴 아줌마가 들어갔다

다음 내차례

목구멍에 낙시 바늘 걸린 기분

갑자기 목이 마르다 (悳)

'그림 > 엽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눈  (0) 2023.12.22
잠실대교  (0) 2023.12.12
호수  (1) 2023.11.25
카페에서  (0) 2023.11.17
자전거  (0) 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