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ㅌ승)

(안 ㅇ 중)
무악재의 표호
무악재 일렁이는 바람 끝
송재의 눈빛 목멱산을 꾀뚫고
움켜쥔 선언문 꽉 다문 입술 위로
자주의 사자후 공원을 깨운다
무악재 넘은 자들 보아라 '獨立門'
백성들 잘 보아라 '독립문'
'迎恩門' 헐어내고
배달의 긍지 문루에 새겨놓았다
백악 아래 빌딩 숲 속
부국강병 K컬춰 경적 드높은데
큰 산 앞에 작은 봉우리라
스스로 말하는 이들 있다네 (悳)

(임 ㄱ 호)
감방 앞에서
지하 작은방
문틀에 잠긴 쇠걸대 둘
다섯 쇠창살 사이로
빛은 부러진 칼날처럼 떨어지고
눅눅한 공포가 벽면을 타고 흐른다
그 어둠 속에 많은 생이 묶었다
죄인이라 불린채
밤과 새벽을 허기지게삼키던 숨들
어떤 생은 거기서 꺼졌고
어떤 발걸음은 빛으로 걸어 나왔다
세월이 녹을 벗겨내자
비로소 드러낸 이름들
차가운 바닥에서 지켜낸 절개
붉은 벽돌담을 넘어 하늘에 올라
시대의 눈동자, 별이 되었다
죄인과 의인의 이름표는
시대가 짝는 도장
어제의 죄인 오늘의 의인이 되고
감방에 있어야 할 진짜 죄인
오늘도 햇빛 속을 걷는다 (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