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정한 북한산 제1경
(화계사 지붕위로 보이는 울창한 수림대 그리고 한양의 지기를 한데 모아 하늘 향해 우뚝선 암봉)
80년대 말 저 수락산 밑 동네에 가면 판잣집을 볼 수있었다.
도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허술한 자재로 엉성하게 지은 거처.
의정부로 가는 마들평야를 가로질러 달릴 때면 들판에서 인분 냄새가 들어와서 창문을 올렸던 기억이 있다.
세월이 지나 지금은 산 아래 판잣집과 들판이 모두 아파트로 채워졌다.
그때의 인분 냄새 밀려오던 들판과 몸빼바지 입은 아낙이 보이던 정겨운 판자촌 풍경이 그리워질 때도있다.
판잣집
주인 닮아 실한데
한곳 없는 몰골
칠팔월 염천
삼동의 칼바람
사시절 줄참
성근 베옷 한벌
바람불면 부는대로
뉘 기대와도 싫다잖은
착하기만한 너의 품이여
온종일 쥐가족
제 집인양 들락거리고
옛이야기 도란도란
귀뚜리 밤이 짧고나
칭얼대는
아해 토닥이며
몸빼 엄마 몸누일때
네 등짝에 누군가
달빛을 뿌리대더라.
(한중섭)
둘레길을 내려오면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여전히 인수봉이 부드러운 미소를지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화계사 마당 에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
거목의 팔벌린 가지 사이로 흰 구름 한점이 가을 소식을 전하고 지나갔다.
내가 선정한 우이동의 보물1호 솔밭
동네 한 가운데 평지에 자리한 왕솔밭
오직 서울 우이동에서 만 볼 수있다.
아마 100년 전엔 산자락이었고 더 큰 소나무 숲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