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강천리라더니/이범옥
격강천리라더니
바라보고도 못가는
고향일세
한강이 임진강과 예성강을 만나
바다로 흘러드는데
인간이 최고라더니
날짐승 만도 못하구나
새들은 날아서
고향으로 오고가련만
내 눈에는 인간을
조롱하듯 보이누나
비 오듯 쏟아지는 포탄속에
목숨을 부지하려 허둥지둥 나왔는데
부모형제 갈라져 반백년이 웬말인가
함께 나온 고향 친구 뿔뿔이 흩어지고
백발이 되어 저세상 간 사람 많은데
남은 사람 고향 발 디딜 날
그언젠가.
* 위 글은 6.25 때 연백에서 교동섬으로 피난 와 사시던 할머니가 고향을 그리며 쓰신 글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셨다.
느티나무
너는 전해들어 알고 있지
줄지어 벽란도 향하던 송상 배들을
너는 보았지
정묘년 난리 때 군선들을
너는 들었지
연산군의 헛기침 소리를
너는 모두 알고 있지
6.25 때 대포소리
그리고
포탄 속을 뚫고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
너는 더 오래 살아
그날 환희의 함성을 꼭 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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