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청계산의 겨울

Sam1212 2017. 12. 11. 13:19



태백산행/정희성(1945~)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일곱살이야 열아홉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단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  사업 차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나가 있는  친구 정근창이

12월의 첫 눈을 기다리며 위 시를 보내왔다.

친구들과 첫 눈 내린 청계산을 찾았으나 눈은 다 녹아 빙판길이되고 계곡엔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까치 집


청계산 등산로 입구

상수리나무 꼭대기 

까치집 네 채 

까치들 모두 나드리 나가고 

  하늘 향해 문 활짝 열렸다


찬바람 들어와도 좋고

눈 비 좀 들어와도  괜찮다

언제든지 돌아와 쉴 곳 있다는게

얼마나 마음 편한 지


밤나무 가지에 앉은 까치

 나에게 물어온다

너는 

이 소풍 끝내고 돌아가

 편히 쉴 곳을 마련했냐고.




'그림 > 엽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내린 풍경  (0) 2017.12.20
첫눈  (0) 2017.12.11
상주 (성주봉 휴양림)  (0) 2017.11.27
연천(숭의전, 재인폭포)  (0) 2017.11.23
내장산의 가을  (0) 2017.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