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원정기 3일차***
게르 숙박은 몽골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유목인의 생활 체험이다. 약간의 염려와는 달리 편안한 하루 밤 이었다. 새벽 5시 부터 일어나 샤워장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캠프촌 밖으로 나왔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초원을 가로질러 산으로 올라가는 수백 마리의 양과 염소떼들의 장관을 바라보았다.
캠프촌 식당의 부페식 아침 식사도 입맛에 맞았다. 오늘 오전 관광코스는 징기스칸 청동 기마상이다. 어제 캠프촌을 오면서 언덕 위에 우뚝선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았는데 직접 방문했다.
칭기스칸,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전쟁의 영웅이다. 씨저도 나폴레옹도 그 앞에 서면 초라하게 보이게한다.오늘의 300만 몽골공화국 국민들 그의 이름 후광으로 자존심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모습이다.
내가 이 여행기 제목을 몽고인들이 보면 무례하게 생각될 '원정'이란 단어를 넣은 이유가있다. 800년 전 우리의 조상 고려인들은 몽고인들의 침입으로 엄청난 희생과 핍박을 받았다.
국제사회에서 이민족과의 전쟁에서 받은 과거의 슬픈 역사를 극복하는 길은 단 한 가지 뿐이다. 그 길은 우수한 문화와 경제력으로 상대국을 부럽게하고 그들과 교류하는 길이다.가장 바보같은 길은 문화의 힘도 없고 경제의 힘도 키우지 못하면서 과거의 쓰라린 상처만 씹으며 상대국에게 악담을 해대는 일이다. 오늘 우리 원정대 21명은 영예로운 전자의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덕 위에 우뚝서 초원을 내려다보고 있는 칭기스칸의 동상. 오늘을 사는 몽고인들은 옛 조상의 화려한 과거를 팔면서 살아간다. 몽고 전사들의 말발굽 하에 국토가 블바다 되고 피투성이 몸으로 강화도로 진도로 제주도로 도망다녔던 조상들. 그 후예들은 오늘 징기스칸의 동상에 올라 어깨에 잔뜩 힘을주고 한국말로 크게 떠들어대며 그들의 초원을 내려다보았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울란바토르 시내의 간등사와 라마박물관을 관광했다. 한 나라 백성의 종교는 당시대의 정신 문화의 밑바탕이다. 때론 정치 권력에 핍박을 당하기도 하지만 민중의 간절한 염원을 완전히 꺽은 적은 인류 역사에 없다.
몽고의 사회주의 시대 간등사에서 쏘련에 빼았긴 대형 불상과 폐쇠되 사라진 수 많은 사원들, 그러나 민중의 간절한 염원은 이를 다시 살려냈다. 잿더미로 폐허된 절터에서 온전하게 살아남은 븕은 기둥 하나. 그곳에 귀를대고 소원을 빌면 부처님의 응답이 있다는 그들의 믿음. 오늘 땡볕에 서서 기둥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소원을 비는 몽골 여인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절 밖을 나서도 여인의 잔영이 머리 속에 오랬동안 남았다.
자녁 식사 후 찾아간 울란바토르 시내서 마주친 삼성 현대 엘지 우리의 자랑스런 기업 로고들이다. 울란바토르 중심가에 '서울의 거리'로 이름 붙인 번화가에서 마주하는 한국 이름을 붙인 로드샵의 간판들이 가슴 울컥하게 만든다. 800년 전 공녀로 천리길을 끌 려와 눈물을 흘렸을 고려 땅의 수 많은 여인들, 오늘 가장 번화하다는 젊음의 거리를 메우고있는 저 젊은이들 중엔 고려인의 피가 흐르는 이들도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우리는 문화와 경제의 힘으로 평원을 점령해 나가고있다.
하루 일정을 다 마치고 모두들 안마방에서 전신 안마로 하루의 피로를 털어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2018년 6월 29일
(울란바토르 남쪽 언덕의 전승탑/ 소련의 영향력 하에 세워져서 소련군을 찬양하는 모자이크 그림으로 채워졌다)
(전승탑 언덕에서 바라본 울란바토르 시내/ 현대식 고층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있다)
(국립 공원에서 만난 거북바위/ 지금까지 본 여러곳의 거북바위 모습 중에 가장 크고 닮았다)
(강이 흐르는 물가에는 숲이 욱어지고 게르들이 많이 보인다)
(아침 해가 뜨자 초원으로 나온 양과 염소떼)
(아침 햇살은 초원에 엄청 큰 그림자를 만들어준다)
(몽골에서 승마 체험은 가장 인기 프로그램이다)
(국립공원에서 승마체험)
(젊은이의 거리를 걷다보면 한국의 유명 상호를 붙인 샵들을 자주 마친다/ CJ 제과점 앞에서)
(초원을 향해 서있는 거대한 칭기스칸의 동상)
(칭기스칸 동상 위에 올라 사진 촬영하는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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