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덥다 더워
아침부터 푹푹 찐다
대지를 달구던 태양
짙은 구름 속에 몸을 숨기고
습한 공기를 내품고 있다
호숫가 나무들도
달궈진 호수에 그림자를 담그고
숨을 몰아쉬고 있다
올해가 젤 더운 것 같다
태풍
태풍 하나가 지나갔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달궈진 저기압
한반도에 상륙해 전봇대 뽑아버리고
지방공단 지붕 날려버리고
들판 비닐하우스 골목길 간판
모두를 집어삼킬 듯 날뛰다
북태평양 고기압을 만나
남쪽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인다
이번엔 더 쎈놈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번 놈은 어리버리 했으나
이번 놈은 눈알부터 다르다
위성 사진에 찍힌 또렸한 태풍의 눈
대단한 놈이다 역대급이다
이놈 한번 지나가면 남는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