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에 올라
하늘공원에 억새꽃 만발
친구들의 흰머리 닮아
아직 해는 중천인데
멀리서 다가오는
저녁놀 빛
晩秋孤
滿山丹楓天下佳
微風爲驅落葉庭
秋雨加蓋塵土潔
苦待貴賓何不到
만산의 단풍에 세상은 아름답고
작은 바람 뜨락 낙엽을 쓸었네
또 가을비 먼지까지 깨끗이 덮었건만
기다리는 귀한 손님은 왜 아니오시는가
-유정열-
억새
(한중섭)
흰머리 바람결에 휘날리며
이제 석양 빛 속에 서있구나
머지않아 싱그러운 한때를
회상하며
침잠의 세월을 맞이하겠지
작열하는 태양
뿌리 흔드는 바람
온 몸으로 받아 견디며
손마디 굵어진
오 갈대여
어머니 대지의 뜻에
순응해온 네 삶 네 모습
아름답고 숭고하다
안녕히 안녕히
새 삶이 신화처럼 펼쳐질
찬란한 봄이 오실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