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남산 봄나들이( 賞春 南山)

Sam1212 2016. 4. 2. 17:29






상춘곡(賞春曲)

                     -정극인-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生涯) 엇더한고.

녯 사람 풍류(風流)를 미칠까 못 미칠까.

천지간 (天地間) 남자(南子) 몸이 날 만한 이 하건마는,

산림(山林)에 뭇쳐 이셔 지락(至樂)을 마랄 것가.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 앏픠 두고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에 풍월주인(風月主人)되여셔라.

엊그제 겨울지나 새 봄이 도라오니

도화행화(桃花杏花)는 석양리(夕陽裏)에 퓌여 잇고,

녹양방초(綠楊芳草)는 세우중(細雨中)에 프르도다.

칼로 말아낸가, 붓으로 그려낸가,

조화신공(造化神攻)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롭다.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春期)를 못내 계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물아일체(物我一體)어니, 흥(興)이에 다를소냐.

시비(柴扉)예 거러 보고, 정자(亭子)에 안자 보니,

소요음영(消遙吟詠)하야, 산일(山日)이 적적(寂寂)한데,

한중진미(閑衆眞味)를  알 니업시 호재로다.




  이바 니웃드라 , 산수(山水) 구경 가자스라.

답청(踏靑)으란 오늘 하고, 욕기(浴沂)란 내일하새.

아침에 채산(採山)하고, 나조해 조수(釣水) 하새.

갓 괴어 익은 술은 갈건(葛巾)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화풍(和風)이 건듯 부러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잔에지고, 낙홍(落紅)은 옷새 진다.

준중(樽中)이 뷔엿거든 날다려 알외어라.

소동(小童)은 아해다려 주가(酒家)에 술을 물어,

얼운은 막대잡고 , 아해는 술을 메고

미음완보(微淫緩步)하여 시냇가의 호자안자,

명사(明沙) 조한 물에 잔 시어 부어 들고,청류(淸流)를 굽어보니

떠오나니 도화(桃花)로다.





무릉(武陵)이 갓갑도다, 져 메이 긘 거인고.

송간(松間) 세로(細路)에 두견화를 부치 들고,

봉두(峰頭)에 급피 올라 구름 소긔 안자보니,

천촌만락(天村萬落)이 곳곳이 버려있네.

연하일휘(煙霞日暉)는 금수(錦繡)를 재폇는듯,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유여할샤.

공명(功名)도 날 끠우고, 부귀(富貴)도 날 끠우니

청풍명월(淸風明月) 외(外)에 엇던 벗이 잇사올고.

단표누항(簞瓢陋巷)에 흣튼혜음 아니하네.

아모타, 백년행락(百年幸樂)이 이만한들 엇지하리.

                          <不憂軒集>


오랜만에 친구 '진'과 남산에 올라 봄색에 물들어 오는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고등학교 시절 남산 아래 살아 일요일이면  새벽에운동하러 올라오곤 했었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상춘곡이 떠올랐다.

멋스런  표현들이 너무 좋아서 암기했던 문장들이다.

남산에 오른 사람들은 발 밑에 펼쳐진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나름대로 감상에 잠겨보곤한다.

나 역시 빌딩들로 가득찬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이런저런 상념에 잠겨보았다.



'그림 > 엽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연산방  (0) 2016.04.29
몽촌 토성  (0) 2016.04.07
일산 호수공원  (0) 2016.03.29
강서습지 생태공원(잡초/한중섭)  (0) 2016.03.26
언덕 위의 교회 (십자가/윤동주)  (0) 201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