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론 능력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추론 능력이 오늘의 인류 문명을 만들어낸 주요한 추동력이라 말한다. 수렵 채집 시대 동굴 속에서 생활하던 인간이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면, 그 소리가 나를 해치러온 다른 부족인지 지나가는 산토끼 소리인지 호랑이 발자국 소리인지를 경험에 근거해 유추해 보고 재빠르게 상황대처를 하게 된다. 포식자의 위험을 회피하고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는 ‘인과추론능력’이 인간 진화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전 되어 왔다.
행동심리학자들도 타인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알아내고, 의도와 생각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지각추론능력’이라 부르며 개인의 중요한 능력으로 파악 분류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이런 능력이 개인의 출세와 몰락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며 때로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기도한다.
일상 속에서 이런 학문적 용어 보다는 ‘눈치 없다’ ‘꽉 막혔다’ ‘고집이 세다’ '대쪽같다' ‘붙임성 있다’ ‘사회성이 좋다’ 같은 표현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장면 1.
대감: 전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무수리 최여인을 조금 멀리두시는 게 좋을 듯 하옵니다.
임금: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대감: 황송하오나 궐 밖에서 좋지 않은 소....(임금님의 안색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대감은 즉시 말을 잘랐다)
임금: .................. (한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대감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장면2.
S: 늦어서 미안해요. 약속 시간 늦는다고 나올려 하는데, 차 한 잔 하고 가라고 어찌나 붙잡던지!
여학교 3년 동안 2번이나 같은 반 했어요. 그래도 3학년 땐 나만 S대반에 들어갔어요. 어휴 내가 뭔 이런 소리를 다....
P: 의원님은 항상 활기가 넘치셔 뵐 때마다 저도 업무 의욕이 납니다.
S: 지난 번 이야기 나누었던 것 어떻게 됐나요?
P: 검토해보라 지시 했으니 곧 올라 올겁니다.
S: 이곳에서 고생하며 커리어도 쌓았으니 금뺏지도 한 번 달아보셔야지 , 한 번 달아봐요. 세상이 달라보여요.
P: 의원님만 믿습니다.
S: (따르릉~) ,누난데, 지난번 아버지 건 동생이 마무리해, (~~~), 걱정하지 말래두, 얘기 다 되있다니까 그러네.
*초등학교만 나왔어도 충분히 추론이 가능한 내용들이다.
이 뻔한 내용을 대한민국 최고의 공인 시험을 통과하고 전문직이라는 분들이 몇일 밤 때로는 몇 달씩 걸려서 조사하고 판정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뻔하고 때론 한심하다. 이런 결과 또한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발전되어온 '인과추론능력'의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