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앞에서
내 친구 광배
대구 팔공산 골짜기에 터잡고
허구한 날 소나무만 그린다
미끈하게 잘 뻗은 춘양목도 아니고
우아한 자태 안면도 소나무도 아니다
모두다 뒤틀리고 짜리몽땅
못생겨서 선산을 지켰다.
전시회 찾은 손님들
칙칙한 소나무에 눈길주는 이 없다
옆 방에 쭈쭈 빵빵 잘생긴 애들
눈웃음 치고 있다
광배 소나무 앞에 서면
경상도 할배 거친 숨소리 들린다
인민군 따발총 소리
국군 엠원 소총 탄피 튀는 소리 들린다
새벽종이 울렸네 노랫소리도 들린다
농부의 거친 손바닥 같은소나무 껍질
가까이 들여다보면
아직 덜 아문 총알 맞은 상처도 보인다
친구야 그림 안팔린다고 서러워마라
고흐도 밤하늘 별보고 울었고
이중섭은 황소에게 화풀이 했단다
그림 돈주고 사는 사람
다 그렇고 그런 이들 아니더냐.
(2019.09.30)
*김광배(1952~) 전업 화가. 대구 계명대 회화과졸, ROTC14기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낭만적인것 정서적인 것이 아니며
더구나 돈을 버는 생산품의 제작 과정도 아니다.
단 혼자만의 고독한 고통이며 천형을 입은 천재의 고통이다."
(손상기/화가.1949~1988. 전남 여수. 원광대 미대)
"예술은 천재들의 기예다. 천부적인 자질로서 예술에 규칙을 부여하는 재능이다.
모방은 배움을 통해서 가능하나 천재의 능력은 배움을 통해서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예술 작품이 되기위해서는 영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칸트는 미감의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영혼을 '미적 이념을 구현하는 능력'이라 불 렀다.
순수이성 비판에서 이념은 영혼 세계 신을 뜻하며 그것은 경험의 한계를 벗어난다.
천재는 미적 이념을 찾아서 그 미적 이념을 적절한 표현 매체를 통해 적절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재능을 갖춘 사람이다"
(이남인/예술 본능의 현상학)
"나는 별을보면 항상 꿈을 꾼단다.
왜 우리는 별에 더 가까이 갈 수 없을까?
살아서는 별에 가까이 갈 수 없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갈 수 없으니까.
죽음이 우리를 별까지 데려다주는 수단이란다"
(빈센트 반 고흐/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어떻게 글을 쓰면 나의 마음을 당신의 마음에 전할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훌륭한 그림을 그려야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나의 귀엽고 너무나도 귀여운 선생님 제발 가르쳐 주세요"
(이중섭/아내 남덕에게 보낸 편지)
소나무처럼/김완성
소나무처럼 저렇게 살고싶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뛰어가지 않고
눈보라가 후려쳐도
쉬어 가지 않고
불볕이 쏟아져도
그늘에 숨지 않는
소나무 처럼 그렇게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