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장독대

Sam1212 2021. 5. 16. 19:41

 

장독대

 

뒤뜰 돌 계단 오르면

따스한 햇볕 아래

큰독 작은독 우뚝우뚝

작은 단지들 올망졸망

 

기와 얹은 뒷담 넘어로

송화가루 날아들고

솔향 바람에 실랴오고

밤이면 달빛 쏟아진다

 

사랑방 남정네는 올 수 없고 

여인네들만 올랐던 곳

어머니 행주치마 입고 오르내리고

할머니 정성 항아리 마다 가득

오뉴월 햇볕 아래 장 익어간다.

(2021.5.15 悳)

 

 

 

 

 

 

세월

 

모두 세월이 만들어낸다

추녀 밑에 매달린 슬픈 몰골들

멍석 채반 도리깨 장대

모두들 화려한 시절 있었다

 

내 판 위에서 햇볕 보고

출세한 이들 셀 수 없지

마나님 새색씨 고운 손길

함께 했던 화려한 날들이 그립다

내 팔에 사정없이 얻어터지고

모두들 튀어나와 새 세상 보았지

도련님 나 들러메고

밤 따고 감 따고 대추 털었다네

 

모두 세월이 만들어낸다

새것은 헌것으로

헌것은 다시 추억이 된다.

(2021.5.25 悳)

 

 

'그림 > 엽서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장시장  (0) 2021.05.22
장미 터널 대문  (0) 2021.05.19
푸른 오월  (0) 2021.05.09
대화  (0) 2021.04.19
성내천  (0) 2021.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