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저녁 산책

Sam1212 2021. 9. 27. 16:59

 

(1761 to 박 ㄱ ㅇ)

 

가을밤 대화

 

저녁 산책길

함께 따라나선 마눌님

벤치에 앉았다 가자한다

우리도 남들처럼

얘기 좀 하며 살자한다

 

나이들어 뭔 얘기

이런저런 얘기 하잔다

모처럼 캔맥주 두개 사왔다

그렇고 그런 얘기 나누었다

 

별 하나 보이지 않는 도시의 밤

어둠 속 풀벌레 소리 요란하다

늘어진 소나무 가지 아래

바람 한 자락 스치고 지나간다.

 

 

(1762 to 김 ㅇ)

 

강아지 산책

 

세월이 만들어 낸다

앞서가는 강아지

뒤따르는 주인

 

앞서가던 강아지

길가에 용변을 본다

뒤따르던 주인

허리 굽혀 깨끗이 치운다

 

세월이 만들어 냈다

세상 바뀌었다

그 옛날 사람 똥을 강아지가 치웠다

이름 앞에 똥 뒤에 새끼 자를 붙였다

 

모두다 세월이 만들어 낸다

개불상놈이 양반되고

왕후장상도 될 수 있다

잊지 말아라

강아지는 강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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