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1 to 박 ㄱ ㅇ)
가을밤 대화
저녁 산책길
함께 따라나선 마눌님
벤치에 앉았다 가자한다
우리도 남들처럼
얘기 좀 하며 살자한다
나이들어 뭔 얘기
이런저런 얘기 하잔다
모처럼 캔맥주 두개 사왔다
그렇고 그런 얘기 나누었다
별 하나 보이지 않는 도시의 밤
어둠 속 풀벌레 소리 요란하다
늘어진 소나무 가지 아래
바람 한 자락 스치고 지나간다.
(1762 to 김 ㅇ)
강아지 산책
세월이 만들어 낸다
앞서가는 강아지
뒤따르는 주인
앞서가던 강아지
길가에 용변을 본다
뒤따르던 주인
허리 굽혀 깨끗이 치운다
세월이 만들어 냈다
세상 바뀌었다
그 옛날 사람 똥을 강아지가 치웠다
이름 앞에 똥 뒤에 새끼 자를 붙였다
모두다 세월이 만들어 낸다
개불상놈이 양반되고
왕후장상도 될 수 있다
잊지 말아라
강아지는 강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