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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귀야,입아

Sam1212 2012. 2. 11. 13:26

 

 

눈아,귀야,입아  (한중섭)

 

눈아 그것은 네 허물이 아니니라

험한 세상 험한 꼴 넌들

보고 싶어 보느냐

어쩌란 말이냐

눈감고 더듬어 지팡이로

살까보냐

 

귀야 그것은 네 허물이 아니니라

험한세상 험한소리

넌들 듣고 싶겠느냐

어쩌란 말이냐

귀막고 눈치보며

시끄러이 다가온 것도

깜짝 놀라며 살까보냐

 

입아 그것은 네 허물이 아니니라

험한 세상 보고 들은 걸

넌들 입으로 확인하고

싶겠느냐

어쩌란 말이냐

곰팡이슬고 구린내나도록

입다물고

벙어리로 살까보냐

 

 

갯목련

비로봉하 금강연봉이

눈 앞의 병풍만 같아라

낮이면 건봉산 그림자에

묻혀졸다

한게령 넘나드는 구름에

손 흔드는 까치봉

봉우리 뒤통수는 동해를

힐금거리고

봄이면 비탈에서서

목련꽃을 피운다

물어 물어 먼길 찾아온

그리운 님이던가

한맺혀 이정표로

변해버린

전설 속의 그 선녀던가

탈속의 그 자태 그 향기

세진에 찌든 넋은

숨을 멈추고

거칠어진 볼을 한없이 부빈다

 

 

(아침  신문을 펴면 퇴근후 TV뉴스를 켜면 험한 세상의 일들을 매일 매일 접한다. 그렇다고 눈감고 귀막고 입다물고 살아갈 수는 없다.

우리 모두 험한 일에 조금씩 익숙해지며 자극의 강도가 낮아지고있는 것이다.

* 작가소개; 한중섭  대학에서 철학전공, ROTC13기 최 전방 근무 ,감성적이고 본질을 꾀뚫는 시작, 애주가이며 거나하게 취하면 주변 사람을을 놀라게하는 기행, 현재 일산에 거주

갯목련은 한중위가  1976년 까치봉에서 함께 군생활을 할 때 쓴 작품으로 2014년8월에 나에게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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