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한중섭)
봄!
넌 참 일가도 많고나
부드러운 바람이 일면
쉽사리 머리 마다
네 성을 붙이고
속살에 새겨진
그 때를 다리는 듯
두리번 거린다
한 두방울 돝던 비
늙다리 부부
얼골에 번들대고
낭만을 즐기자던 고집이
잡은손 놓치면
토라진 마누라
주름을 파는 빗물
이 계절은 이제 이렇게
우리에게 온다
낭만이 아니라
작은 가슴의 현실로
**** 봄의 일가 친척들 봄바람 봄비 봄처녀 봄꽃
머리 희끗한 노부부 모처럼 분위기 살려
봄맞이 꽃구경 산보길을 나섰다.
이때 눈치없이 찾아온 빗방울
잡고가던 손을 놓쳣다.
젊은 시절같으면 그져 서로보고 웃었을 텐데
토라지는 여인의 주름진 얼굴에
빗방울이 떨어져 더욱 깊어만 보인다.****
봄볕에 졸고있는 푸른 호반 넘어로
문명의 상징이 쑥쑥 올라가고있다.
불가사리 처럼
오늘도 억척스럽게 쇠를 먹어삼키고있다
초등학교시절 교과서에 실렸던 엠파이어스테이츠 빌딩
이제 우리도 그 부러움에서 해방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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