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시가(早紅柹歌)/박인로
빈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난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하나이다.
(쟁반 위 일찍 익은 붉은 감이 곱게 보이는구나.
비록 유자가 아니라도 품어갈 맘이 있지만
품어 가도 반겨줄 부모님 안계시니 설어워 합니다.)
감나무 앞에서
담 옆에 큰 감나무 하나 있었지
학교 갔다 돌아오면
공부하느라 배고프겠다 하시며
잘 익은 홍시감을 내 주셨지
당신은 언제나
땅에 떨어진 감 주어드시고
손자에겐 잘 익은 걸 내주셨지
국민학교도 못나오신 할머니
땅에 떨어진 감도 아까워 하셨지
올해도 감이 풍년이다.
(2019.10.17)
"홍시여, 이 사실을 잊지말게,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다는 것"
(소세키/하이쿠)
"그림은 그리워함이다. 그리움이 있야 그릴 수 있다.
그린다는 것은 그림의 대상과 그리는 사람의 일체가 되는 행위이다.
대단히 역동적인 관계성의 표현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가 그리워하는 것이 무었인지를 생각나게한다."
(신영복/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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