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목나무
내 나이가 몇인지 나도 모른다
어슴프레한 기억 대한독립 만세소리
국민학교 때 놀란 따발총 소리
마이크로 온 동네 울려퍼졌던
새마을 노랫소리는 생생하다
젊은애들 내 모습 보고 놀란다
큰 가지 잘리고 부러지고
뱃 속은 창자 간 다 녹아 없어지고
불뚝불뚝 옹이진 표피는 흉칙하다
놀라지 마라 다 사연 있단다
톱 낫 들은 사내 다가오면
남은 가지 잘려질까 노심초사
비바람 태풍 몰아치는 밤이면
새끼들 걱정에 애간장 다 녹아 내렸다
나이를 묻지마라
봄 되면 남은 가지에 꽃 피워
여름 오면 열매 맺아
가을에 다시 한번 크게 웃는 꿈을 꾼단다.
(2021.2.22)
"젊은날, 그렇게 깨닫기 어려웠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원리가
나이들면 자연스럽게 깨닳아진다.
나이 듦에 따라 변화하는 타구의 방향을 정확히 포착해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적절하게 시프트하는 인간이란,
야구로 치면 귀신같은 명감독 아닌가"
(최인철/ 굿 라이프 품격있는 삶)
"너무 무겁게 과거를 짊어지고 다니지 마세요,
(~) 스스로 선택하면 됩니다.
머릿 속으로 옛날의 영화를 틀면서 슬퍼하는 대신
시선을 지금 여기로 돌리면 됩니다."
(행복/ 법륜)

달리는 기쁨
누가 바퀴를 만들었나
나는
오늘도 달린다
음악 틀고 기분 좋으면
콧 노래 흥얼거리고
악세레이타를 지긋이 밟으며
창문 조금 열면
시원한 바람 들어와 나를 반긴다
누가 내 몸에 바퀴를 달았나
나는
오늘도 달린다.
(2021.2.23)
"10월 말에 열리는 춘천 마라톤은 춘천 의암호를
한 바퀴 도는 아름다운 코스로 유명하다.
'춘마에서 아름다운 춘천의 가을을 만끽한다'고들 하지만,
내가 춘마를 완주하면서 가을 풍경을 본 시간은
다 합쳐 1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은 앞 사람의 발 뒤꿈치를 보며
거리가 버러지지 않기위해 죽을 힘을 다할 뿐이다."
(한현우 논설위원/ 조선일보 2019.10.10)
"아날로그가 디지털 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자기 고유한 가치를 찾아내는 일에서 출발해야한다,
트렌드가 아무리 변해도 꿋꿋하게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복고적 본질과 최신 트렌드와의 접점을 찾아 어떻게 성공적으로
엮어낼 수 있느냐에 있다"
(김난도/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