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이 찾아왔다. 2번째 철책선 투입 시 대대의 유일한 해안 초소(통일 전망대 앞 1번 초소를 맡게 되었다. 이곳은 서해안에서 시작된 철책선이 한반도 허리를 가로질러 동해로 들어가는 꼭지점에 위치한 휴전선 최 동북방 1번 초소다.
지금은 휴전선 철책이 북쪽으로 1km정도 추진되어 송도 앞으로 되었지만 우리 때는 송도 남쪽 초소 바로 앞 개활지를 통과 했다.
우리 초소는 좌로 해안 일부와 서쪽으로 산악 지역을 담당한다. 적의 전차 접근로와 해안 경계를 담당하여 전술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다. 소대에는 편제 화기가 아닌 중기관총과 로케트포가 배치되어 있다. 소대의 벙커도 첫 부임지 까치봉 보다는 훨씬 넓어서 남는 방이 2개나 되었다.
당시 대대장 (김O희 중령)이 대대 쎅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곳을 우리 소대에 맏기는 것을 보며 우리 소대의 전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나는 부임 1년 만에 제법 노련한 초소장으로 성장해 있었다.대원들의 지휘 통솔에도 훨씬 원숙해져있고 소대의 전투력 또한 우수해 상급 부대의 평가에서 항상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전투에 패한 장수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장수는 용서받을 수 없다”
군에서 경계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많이 인용하는 말이다.
아무리 유능한 지휘관도 적의 우세한 병력이나 화력의 격차가 있으면 전투에서 패할 수 있다. 그러나 경계란 전투가 아니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면 허망한 실책은 일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155마일 휴전선은 경계부대다.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경계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얼마전 ‘노크귀순 사건’이란 경계가 뚫리는 사건이 있었다. 내가 군 생활시 맡았던 쎅타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이 해안 초소에서 근무하면서 일어났던 몇 번의 사건과 재미있는 일화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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