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이야기(초소 일지)

초소이야기 6 (사고 안전 관리)

Sam1212 2021. 5. 1. 11:55

GOP부대의 임무는 완벽한 경계 근무다. 완벽한 경계근무 못지않게 초소장이 신경 써야 할일이 안전사고가 없도록 하는 일이다. 군에서 사고는 곧 인사 사고다. 죽거나 중상을 당하는 사고다. 당시 가장 많은 사고는 지뢰 폭발 사고였다. 내가 부임하기 얼마 전에도 중대에서 지뢰 사고로 병사 한명이 다리를 잃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근무 투입 시에는 항상 실탄이 장전된 소총과 야간에는 수류탄까지 휴대하기에 모두가 잠재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풀숲에 깔려있는 미확인 지뢰도 종종 발생하는 사고의 큰 원인이다. 초소 당 10발 정도의 크레모아도 설치되어 있다. 경계근무시나  훈련중에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이 발생한다. 지뢰 사고 외에도 다른 폭발물 사고도 종종 있다. 내고 보고 들은 사고는 인접 3사 출신 중대장이 ATT 훈련 중 일반 총류탄을 수타식 총류탄으로 잘못 알고 다루어 중상을 입은 적이 있다. 한 병사는 훈련용 수류탄의 폭약 뇌관을 잘못 다루어 손가락이 절단 된 사고도 있었다.  이런 사고를 접하면서 교육 기관에서 장교나 사병 모두 폭발물의 위험성을 좀더 세밀하고 철저히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훈련용 수류탄의 폭음을 내도록 들어 있는 새끼 손가락 보다 작은 폭발물이라도 밖에서 폭발하면 손가락 몇개를 날려버린다. 옆 부대에서 크레모아를 잘못 다뤄 큰 사고가 났다. 크레모아 인수 인계 과정에서 테스터기를 장착하지 않은 채로 내무반에서 격발기를 눌러 일어난 사고라고 전해들었다. 우리 중대에서도 사고로 사망한 일병(경기 화전)이 있어 중대 대표로 춘천의 야전병원에 조문 간 일이 있다 장례식장에 해당 부대 장교가 한 명 조문을 가야하는 자리였으나 모두들 가기를 꺼려했다. 사망한 병사의  흥분한 유가족에게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 돌았다. 중대 선임 소대장인 내가 대표로 가게되었다.  춘천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화장을 마치고 떠나 조문을 못했다. 시간이 남아서 옆 대대 크레모아 사고 병사들의 병상을 찾아보았다.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리고 팔을 절단한 끔직한 모습으로 누워있어 차마 똑바로 쳐다보기가 민망했다.

 

소대장으로 복무하는 동안 함께한 우리 대원 모두 손가락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고 안전 귀향했다는 사실을 가장 보람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