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이야기(초소 일지)

초소 이야기26(텃밭 가꾸기)

Sam1212 2021. 6. 9. 17:22

초소 이야기 26(텃밭 가꾸기)

 

해안 초소는 철책선이 바닷가 철길에서 자로 구부러져 개활지 7~800m를 통과해 철모고지 능선으로 올라간다. 평탄한 지형으로 순찰 활동하가도 편하다. 이 지역은 휴전 이전에 마을이 있던 지역으로 순찰로 옆에 텃밭으로 활용 가능한 땅들이 눈에 띄었다. 순찰로 옆에 대원들을 시켜 작은 텃밭을 일구었다. 대원들 70% 정도는 시골 출신으로 농사 경험이 풍부하다. 휴가자 편에 채소 씨앗을 구입해 들여와 봄에 씨를 뿌렸다.

 

농촌 출신 고참 대원 몇 명에게 텃밭을 가꾸는 임무를 주었다. 그들이 야간 근무 철수 하면서 책임지역 채소를 돌보았다. 큰 힘 안들이고 오고가며 텃밭의 채소를 돌보며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고추와 상추를 심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성을 많이 기우렸으나 생각만큼 풍성한 수확은 거두지는 못했다. 아마 비료를 준비 못했고 오랫동안 버려진 땅이라 척박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은 인접 소대장이 우리 초소에 들러 함께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다. 동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팔각정에 앉아 식사를 하며 내가 큰 소리로 취사병에게 상추를 따오게 했다. 푸른 상추 잎이 푸짐하게 식탁에 오르는 것을 인접 소대장이 보며 부러워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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