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오늘의 생각

GOP 소대장 (출간 서문)

Sam1212 2022. 6. 27. 22:28

이 이야기는 최전방 GOP 철책선에서 초소생활을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소대장의 눈으로 기록한 실화다.

대한민국 남성은 특별한 소수를 제외하고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 일정기간 군복무를 경험한다.

젊은 나이에 가정을 떠나 최초로 경험하는 집단생활이다.  한국의 남성들은 술자리 모임에서

죽을 때까지 군대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반복된다. 그만큼 뇌에 첫 경험이 강력하게 입력되어 있다는 증거다.

 

역사의 등불은  크고 중요한 사건들과   힘있는 권력자들과 큰일을 해낸 위대힌 사람들만을 비춰주며  빠르게 지나간다. 큰 사건과 위대한 인물의 그림자 아래에는 보잘것없는 작은 사건들과 힘없고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늘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작은 사건들과 이름없는 사람들 속에서 시대의 진실과 숨겨진 단서를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한다.

 

누군가는 우리시대 군대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두어야한다는 마음으로 이글을 써두었다.

군복무 기간과 부대마다 복무강도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어찌보면 155마일 휴전선의  육군 GOP부대는 

우리시대 군의 모습을 가장 대표한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가 복무했던 88여단 1대대는 몇번의 부대 개편이 있었다.   내가 처음 초소장으로 부임 했을 때 소대원들은 12사단 37연대로 배치받아온 병사들이었다. 내가 떠난후에 동경사 88여단은  다시 22사단으로 또한번 개편되었다. 부대 이름은 여러번 바뀌었으나 험준한 산악지형과 휴전선에 인접한 해안 지역을 함께 담당하기에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많이 발생한다. 

 

내가 군에서 나와 사회 생활을 하는 동안에. 현 22사단 지역에서 전국민을 놀라게 할 만한 큰 사건 사고들이 6건이나 있었다. GOP를 담당하는 전투 사단 중에서 사건 사고 다발 부대라는 불명예 멍에를 짊어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나는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사건 사고들을 들여다 보았다. 내가 초소장으로 근무시 담당했던 쎅타에서 3건의 사건이 있었다.

 

군에서 사건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문제의 해결점은 사건이 발생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찾아내 제거하는 노력과  부대 지휘 책임을 맡고 있는 장교들의 책임감과 소명의식으로 귀결된다.

 

장교가 되기 위한 후보생 교육시  '장교는 군대의 기간이다' 라는 장교의 책무와 만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나라의 군사력은 그 나라의 장교단의 수준과 비례한다.  많은 병력과 첨단 무기로  무장되어 있다해도 이를 운용하고 지휘하는 장교단의 수준이 상대방보다 떨어진다면 병력과 무기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장교는 모집과정  교육 훈련의 수준  복무시 처우와   전역 후 사회적 예우가  자긍심으로 나타난다.  그 자긍심의 수준 상태가  그 나라의 군사력인 셈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예비역 장교단의 한 사람으로 요즘의 군의 모습을 바라보면 안타깝다. 군은 명예와 자긍심을 지키려고 노력을하는지? 군의 밖에서는 군의 명예와 자긍심을 지켜주려는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너무 많았다. 군은 명예를 먹고 산다. 그리고 그 명예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국가에 바치는 조직이다. 군의 장교단이  국민 모두가 존경하는 장교단이되어 천하무적 강군의 모습을 보여주길 간절히 바란다.  

 

내가 읽었던 군사 서적 중에서 깊이 있게 가슴에와 닿는 말이 있다  '통수강령'에 나오는 "전투에서의 승리는 지휘관이 승리를 확신하는데서 비롯되고, 패배는 지휘관이  패배를 자인하는데서 발생한다" 한마디로 장교의 정신 전력이 승패를 가른다는 말이다. 이는 이순신 장군의 사즉필생(死即必生) 정신과도 상통한다.l

 

GOP초소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면서 당시의 초소생활의  밝은면 어두운면 모두를  사실대로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이야기의 사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등장 인물 모두를 실명으로 기록했다. 거짓이나 과장이 없다는 대원들의 검증을 거쳤다.

 

1부 초소 야기는 주로 2,000년대 중반에 쓰여져 내 블로그에 저장되어 있었다.  2부 전우회 관련 이야기는 2018년 이후에 쓰여졌다. SNS에 카톡방 문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동기생들 단톡방에 연재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모두 비슷한 경험을한 동료의식의 발로라 생각한다.

 

군복무를 ROTC 장교로 고작 2년하고 나온 사람이 군 생활 20년 한 사람보다 군대 이야기를 더 많이 리얼하게 풀었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동기생은 함께했던 소대원 이름들을 어떻게 그리 생생하게 기억하냐며 놀랐다는 말과 함께

소대원 30여명이 40년이 넘도록 함께 모여 전우애를 나누는 일은 대한민국 육군사에 남을 이야기라며 과분한 칭송을 듣기도했다. 

 

GOP소대장 이야기를 읽어본 동기생 O O O 사장이 책으로 출간해보자는 제안을 해와 기꺼이 응했다.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한 O O O님과 O O O님께 감사를 보낸다.

 

이책을 젊은시절 GOP 철책선에서  고락을 함께했던 우리 대원들에게 그리고 동시대   힘든 군복무를하며 이름없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끈 전역 군인들에게  바친다.

(ROTC 예비역 육군 중위 76-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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