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지하철

Sam1212 2024. 2. 22. 16:12

"행복하세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오늘 친구들 모임 있는 날

우산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

서울살이 어르신네 공인 마패

지하철 개찰구 들이대니

"삐빅 행복하세요"

 

대머리 흰머리 턱수염 할배들

노란 사각 나무판 앞 마주 앉아

흰돌 검은 돌 무념의 시간 지나고

막걸리 잔 비우며 너스레를 떤다

 

"삐빅  행복하세요"

다시 한번 듣고 집에가는 길

경로석 구석에 앉아

막걸리 취기에 감겨오는 눈까플

 

얘들아 꼰대라 무시하지마라

우리도 젊었을 땐 엠원소총 메고 

화순에서 지리산까지 2박3일 걸었고

울산에서 오사카에서 사우디사막에서

밤낮없이 뛰었다

 

"삐빅 행복하세요"

그래 고맙다

덕분에 오늘 하루 행복했다 (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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