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이야기(초소 일지)

초소 이야기 5(작업 반장)

Sam1212 2020. 2. 24. 21:24

 

작업 반장

 

철책선 소대의  주요 일과는 야간 경계 근무와 주간 작업이다. 후반야조는 오전에는 취침을한다.  전반야조를 이끌고 작업을 한다. 작업이라 말하면  잘 이해가 안 될지 모르지만, 무슨 크고 작은 일거리가 계속 임무로 주어진다. 순찰로 보수작업. 철책선 내 사계청소 작업, 개인호 보수 작업, 크레모아 박스 교체작업, 통신선 매설 작업, 철책선 가로목 보강 작업, 화목 작업등 셀 수 없다. 겨울엔 제설 작업이 큰 임무이나 6개월 부대 교체 주기에 우리 소대는 여름엔 항상 산에 있었다. .

 

이 모든 작업들은 톱 낫 삽 야전곡괭이만으로 해낸다. 초소에 부임해 처음 부여받은 작업 임무가 개인호의 크레모아 박스를 교체하는 일이었다.

나무 박스를 만들기 위해선 산 아래 계곡에 내려가 피나무를 베어 짊어지고 올라온다. 피나무 껍질을 벗기고 톱으로 50센티 길이로 자르고 통나무 둥치를 세워서 낫으로 5센티 정도 판을 조각낸다. 조각을 날세운 곡괭이로 다듬어  판자를 만든다. 철조망의 철삿줄을 2~3cm 길이로 잘라 못을 만들고 나무 판자에 못을 밖아 연결하면 훌륭한 박스가 만들어진다.  

 

우리 소대가 중대에서 제일 빠르게 이 작업을 완수했다. 대대장(성하진 중령/육사)이 차를 타고 순찰을 나왔다가 소대장이 웃 옷을 벗고 소대원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고 흡족해하며 돌아갔다는  말을 나중에 중대장을 통해 전해들었다. 부대 철수 시 예비대에 내려가 해안 철조망 작업에 필요한 질통 5개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 모두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 가지고 내려와  2개월간 작업을 수행했다.

 

초소장은 작업 반장이다. 작업 지시 임무가 떨어지면 어떻게 임무를 완수 해야할지 머릿 속으로 구상을 해본다. 작업 병력은 어떻게 운용하고 어느대원에게 임무를 주어야 가장 효율이 높고 안전 사고 에방은 어떻게 하고 중간 관리자(분대장)은 누구를 선정할지 정한다. 이때 노련한 선임하사(부소대장)가 있으면 큰 도움이된다. 우리소대는 월남전 참전 용사(엄기순 중사/ 춘천)인 선임하사가 항상 큰 역활을 해주었다.

 

소대의 작업 현장에서 언제나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던 변은섭(충남 아산) 대원은 지금도 대원들이 맥가이버 변병장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