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 이야기(초소 일지)

초소이야기 2 (까치봉 초소)

Sam1212 2021. 5. 1. 11:51

2. 까치봉 초소

 

우리 초소(7-5P)는 해발 800 고지에 위치한다. 서쪽 위로는 까치봉과 건봉산이 있고, 우측 동으로는 고황봉을 지나 능선은 바다를 향해 달려 나간다. 우리와 마주한 전방 북쪽으로는 금강산 일만 이천 봉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우리 초소도 금강산 일만 이천 봉우리 중의 하나인 셈이다.

우리 측 능선 7~8부 능선을 따라 시커먼 철책선이 만리장성처럼 산 능선을 할퀴며 뻗어나가 동해를 만나서야 끝난다. 철책선 안 비무장지대에 있는 GP가 닭장처럼 작게 보인다. 우리 쪽 능선과 북한 측 능선 사이로 남강이 흐른다. 여름에 비가 내린 후 남과 북을 가른 남강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작은 봉우리들은 모두 안개구름 속에 잠기고 금강산의 큰 연봉들만 구름위에 떠있다. 해질 무렵 초소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면 신선이 산다는 선계에 들어온 느낌이 들어 황홀경에 빠질 때도 있다.

 

초소는 지하 벙커다.  25평정도 되는 지하 공간에 2개의 작은 방과 2층 침상 구조로된 내무반 구조로 되어 있다. 30여명의 인원이 생활하기엔 비좁고 했볕이 들지 않아 항상 쾨쾨한 냄새가 난다.

 

소대의 경계 관할 구역은 통상 1.5km~2km정도다. 평지의 1km는 가까운 거리지만 험준한 산악 지형의 경우는 평지의 배 정도 길게 보면 된다. 험준한 산골짜기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뻗어나간 철책선은 계단이 300~400개가 넘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너무 가팔라서 순찰로를 따라 설치된 밧줄을 잡고 올라야하는 곳이 많다. 소대의 철책선을 한 바퀴 다 돌아보려면 서울의 북한산이나 관악산 중턱 정도 오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