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9 최 ㅊ ㅂ)
심학산 큰 바위
심학산 둘레길 서편 능선 큰 바위
산 아래만 내려다보며 무심히 서 있다
바람 한 줄기 단풍잎 떨구어
바위 위에 내려 놓는다
붉은 해 강화섬 위 넘어가며
떡갈나무 숲을 노랗게 물들인다
천년 넘게 아래만 바라보고 있다
다 보고도 다 듣고도
눈감고 입막고 천년을 지내는
큰 바위에게 물어본다
무었을 보고 무슨 소리를 들었는가?
오래된 기억 속의
말탄 고구려 장수의 늠름했던 모습
창칼 든 신라 병사들의 고함소리
슬픈 기억 속의
비오는 밤 임진나루 찾아가던
선조 임금님의 초라했던 행렬
왜병들과 명군들의 창칼 부딪치던 소리
병자년 엄동설한 눈보라 속 여인들
줄에 묶여 울면서 끌려가던 모습
생생한 기억 속의
70년 전 엠원소총 따발총 소리
산 위에도 미군의 대포알 떨어져
하마트면 죽을뻔 했다 한다
큰 바위 입 열고 내게 물어온다
둘레길 걷는 많은 사람들
대장 대장 대장동 말하든데
대장에 무슨 큰일 있었는지?
묻지 말아라 말하기 겁난다
10년 후에 아니 100년 후에
산길 올라오는 사람에게 물어라.
(1777방 ㅈ ㅅ)
깔딱고개
등산로 마지막 구간
가파른 돌계단 오르막길
남들은 성큼성큼 잘도 오른다
앞서가며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힘들다 숨이찬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두 다리 휘청댄다
앞을 올려다보니
이어지는 돌계단 아직 많이 남았다
머리 돌려 올라온 길 내려다보니
험했던 계곡 능선 구비구비마다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산하
하나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남은 깔딱고개
감사하며 기쁜 맘으로 언덕길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