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화

노점상

Sam1212 2021. 11. 1. 11:07

(1778 to 유 ㅅ ㅈ)

노점상의 꿈

 

아주머니 오늘도 전철역 앞에 

좌판 펼치셨다

굽은 허리 더 숙이시고

부지런히 파 다듬으신다

우엉 5천원

풋고추 3천원

좌판 걷을 시간 다가오는데

아직도 비닐 꾸러미 많이 남았다

 

무시하지 마라

아주머니도 꿈이 있다

반에서 일등하는 세째 놈

학비 보태주고 있댄다

변호사 판사 검사 맹글면

한방에 백억 천억 땡긴댄다

 

잘못 가르쳤다

잘못 배웠다

뭐 하나 빠트렸다

꼭 끼워 넣어야 한다

법학개론 첫 장에

먼저 인간이 되어라.

 

 

 

 

 

 

 

 

 

 

 

 

 

 (1777 to 방 ㅈㅅ)

깔딱고개

 

둘레길 마지막 구간

가파른 돌계단 오르막 길

남들은 성큼성큼 잘도 오른다

앞서가며

뒤도 돌아보지않는다

힘들다 숨이찬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무릎이 떨려 온다

앞을 바라보니

이어지는 돌계단 아직 많이 남았다

머리 돌려 올라온 길 내려다보니

단풍에 물든 아름다운 계곡과 능선

하나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남은 깔딱고개

힘을 내어 넘어가겠습니다.

 

 

 

 

 

 

(1779 to 최 ㅊ ㅂ)

심학산 큰 바위

 

심학산 둘레길 서편 능선 큰 바위

산 아래만 내려다보며 무심히 서 있다

바람 한 줄기 단풍잎 떨구어  

바위 위에 내려 놓는다

붉은 해 강화섬 위 넘어가며 

떡갈나무 숲을 노랗게 물들인다

 

천년 넘게 아래만 바라보고 있다

다 보고도 다 듣고도

눈감고 입막고 천년을 지내는

큰 바위에게 물어본다 

무었을 보고 무슨 소리를 들었는가?

 

오래된 기억 속의 

말탄 고구려 장수의 늠름했던 모습

창칼 든 신라 병사들의 고함소리

 

슬픈 기억 속의

비오는 밤 임진나루 찾아가던

선조 임금님의 초라했던 행렬

왜병들과 명군들의 창칼 부딪치던 소리

병자년 엄동설한 눈보라 속 여인들

줄에 묶여 울면서 끌려가던 모습

 

생생한 기억 속의

70년 전 엠원소총 따발총 소리 

산 위에도 미군의  대포알 떨어져

하마트면 죽을뻔 했다 한다

 

큰 바위 입 열고 내게 물어온다

둘레길 걷는 많은 사람들 

대장 대장 대장동 말하든데

대장에 무슨 큰일 있었는지?

 

묻지 말아라 나도 잘 모른다

10년 후에 아니 100년 후에

산길 올라오는 사람에게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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